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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독감 증상을 보였던 날

by belgiumlife 2025. 4. 25.

딸아이가 갑작스러운 고열과 기침 증상으로 A형 독감 진단을 받은 후, 집에서의 간호와 회복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습니다. 약 복용부터 수분 보충, 정서적 안정까지 엄마로서 겪은 하루하루를 담은 이 글은 아이가 아플 때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돌봄 팁을 함께 전합니다. 

아이 독감

처음엔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했어요

딸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목이 너무 아프다고 했을 때만 해도 그냥 환절기 감기겠거니 생각했어요 평소에도 가끔 환절기만 되면 목이 좀 아프다고 했었고 크게 열이 있거나 하진 않았기 때문에 유치원도 보통대로 보냈죠 근데 점심쯤 선생님께 연락이 왔고 아이가 좀 기운 없어 보이고 얼굴이 붉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일찍 데리러 갔는데 아이 얼굴이 진짜 확 상기돼 있었고 몸도 뜨거운 게 느껴지더라고요 체온계를 대보니 38.5도 깜짝 놀랐지만 일단 해열제를 먹이고 좀 지켜보기로 했어요 보통 해열제 먹고 나면 열이 내려가니까 그날 저녁까지는 경과를 보자 했는데 점점 기침도 나오고 콧물도 흐르기 시작하더니 저녁에는 열이 39도를 넘겼어요 그때부터는 아무래도 감기보다는 독감 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의 상태가 점점 심해졌어요

밤새 아이가 끙끙 앓았고 중간중간 잠에서 깨면서 엄마 배 아파 머리 아파 하면서 울고 그래서 저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어요 열이 오를 때마다 젖은 수건으로 이마며 다리며 닦아주고 수분 섭취 시키려고 미지근한 물 계속 마시게 했는데 잘 먹질 못하더라고요 숨도 좀 가쁘고 기운이 너무 없어 보여서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갔고 소아과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했어요 아이가 워낙 지쳐 있어서 검사받을 때도 힘들어했는데 결과는 A형 독감 양성 진단을 받았어요 듣자마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죠 요즘 독감 유행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진짜 내 아이가 걸릴 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의사 선생님은 다행히 초기라면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먹이면 회복이 빠르다고 하셔서 바로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고 함께 해열제랑 진해거담제도 받아왔어요

약 먹이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근데 문제는 타미플루 먹이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알약을 삼키기 어려워해서 분말로 받았는데 그 특유의 쓴맛과 냄새 때문에 아이가 입에 넣기만 해도 인상 쓰고 토할 듯 말하더라구요 처음엔 억지로라도 먹이려고 했는데 아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보여서 요플레나 요구르트에 섞어서 조금씩 천천히 나눠 먹이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두 번 먹여야 했는데 먹이는 시간마다 마음을 다잡고 설득하고 달래고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아이도 조금씩 익숙해졌고 다행히도 약을 계속 복용할 수 있었어요 그와 동시에 집에서는 습도 관리를 위해 가습기를 돌리고 자주 공기 환기를 시키면서 아이가 편하게 숨 쉴 수 있도록 해줬어요 열은 이틀째 밤까지 계속 왔다 갔다 했지만 셋째 날 아침 아이가 "엄마 나 배고파"라고 말하는 순간 진짜 눈물이 날 뻔했어요

식욕이 돌아오면서부터 달라졌어요

그날은 미음부터 시작해서 계란죽, 유부죽으로 조금씩 식사를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잘 먹고 힘도 점점 돌아오기 시작했어요 물론 기침은 계속됐지만 아이 표정이 달라졌고 자꾸 말도 하고 웃는 걸 보니 이제 안심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넷째 날부터는 해열제를 끊어도 열이 오르지 않았고 대신 수분섭취와 휴식, 위생관리 중심으로 케어했어요 열이 사라지고 기침도 잦아들면서 일주일째가 되던 날에는 유치원 복귀도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아이도 오랜만에 외출할 수 있다는 게 신나는지 룰루랄라 하더라고요 물론 그동안 집에만 있었던 터라 엄청 에너지가 쌓여 있던 걸요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배운 것들

이번 독감을 통해 정말 많은 걸 느꼈어요 아이가 아프면 단순히 열 내리고 약 먹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요 가장 큰 건 '엄마의 태도'였던 것 같아요 내가 불안해 하면 아이도 더 힘들어하고 내가 옆에서 웃고 다독이고 평소처럼 말해주면 그게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면역력 평소 관리의 중요성이었어요 독감 백신도 맞았지만 평소에 잘 먹고 잘 자고 손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기본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마지막으로는 아이의 감정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거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지고 위축되니까 그걸 알아차리고 다정하게 안아주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다시 건강을 되찾은 우리 아이를 보며

지금은 완전히 회복해서 유치원도 잘 다니고 있고 컨디션도 좋아요 예전보다 손 씻기도 더 철저하게 하고 잠자는 시간도 조금 앞당겼어요 아이가 아프고 나면 그 이후에 생활 패턴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우리 아이가 아팠던 시간은 짧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엄마인 나도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 더 단단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누군가 아이의 독감으로 걱정하고 있다면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하루하루 아이의 호흡과 표정만 잘 살펴보세요 약보다는 엄마의 믿음이 더 큰 약이 될 때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니까요